제 4회 N646 신진작가 공모에서 당선된 주재홍작가의 'Board : 뒷면'展 이 2023년 3월 3일 부터
2023년 4월 3일까지 전시된다. -
[작가노트]
21세의 현대인들에게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환경의 변화는 그동안 인류사회를 구성해 온 다양한 형태의 지식들을 디지털화 시키고 비트(bit) 단위의 정보로 변환시켰다. 우리는 이를 무형의 정보공간에 위치시킨다. 디지털화된 정보들은 하나의 유기물처럼 그 공간 속에 살아 숨 쉬고 이제는 현실로 넘어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 이른다.
작업들에서 보이는 선, 점은 기계들을 이루는 PCB 기판들에서 시작되었다. 네트워크 속을 헤엄치는 디지털화된 정보들은 무형인 듯 하나 실은 기계장치 속에 존재한다. 무형의 정보를 유형으로 나타내면 이러한 기계들일 것이다. 기계장치의 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규칙, 질서를 찾아보기도 하고 상상을 투영하여 재료를 통해 3차원의 입체로 만들거나 캔버스에 평면 재료로 그려낸다. 특히 PCB 기판들의 뒷면을 보면 무수히 많은 점들이 있는데, 이는 납땜이다. 납땜은 부품과 기판을 결합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화면에 출력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수면 아래에선 무수히 많은 프로세스들이 돌아가는데 그 일부를 보고 무엇인지도 모른 채 알록달록하거나 기계적인 배치가 신기한 채 보기만해서 이 또한 세상 물체들의 성장과정은 무시한 채 현재만 보려고 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작품을 이루는 점과 선 들은 반도체, 기계부품들의 납땜과 회로에서 그 이미지를 가져왔으나 전체적인 면에서는 이 기계 덩어리가 가진 근원적인 힘을 표현하고자 했다. 복잡한 기법과 불안정한 형태를 피해, 하나하나가 모두가 되는, 한 점이, 한 선이, 하나의 면이 하나를 이루는 그 질서의 아름다움을 구현코자 했다.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전체의 질서와 조화를 파악하고,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개체의 완전한 모양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자 한 것은 반도체에서 따온 시각화된 정보들, 다른 말로 살아있는 무생물들이라고 하고 싶다. 그들은 규칙과 질서로 가득한 듯 보이나 실은 혼돈과 무질서인 점과 직선, 곡선 그리고 색 면의 조화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 오늘날의 도시 풍경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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